[기자수첩] 거래소에 대한 은행권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기자수첩] 거래소에 대한 은행권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 최진승
  • 승인 2019.07.11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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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이뉴스]최진승 기자= "가상계좌 발급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당초 예정된 가상계좌 발급에 대해 은행측 답변이 없어 답답한 상황입니다."

모 거래소 관계자의 얘기다. 원래 이달 초 가상계좌 이용이 허용될 것으로 은행 측과 협의 중이었지만 아직까지 최종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이 거래소는 신규 가상계좌가 허용될 것이란 소식에 상기돼 있었다. 여러 업체로부터 축하 메시지도 받았다고 했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 탓일까. 최근 거래소 고객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이 극성을 부리면서 상황이 변했다. 은행 측의 태도도 얼어붙었다. 가뜩이나 규제 당국의 눈치보기에 바쁜 은행이 거래소를 중심으로 빈발하는 보이스피싱을 곱게 볼 리 없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계좌 입금이 막힌 데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은행 측과 협의 중이라고 했지만 입금 재개 시기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해당 거래소 역시 최근 보이스피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은행이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쉽사리 열어주지 못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보이스피싱 때문만은 아니다. 자금세탁, 해킹 등의 위험으로부터 고객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가상계좌(원화 입금)를 터준 데 대한 책임이 뒤따른다.

자금세탁방지에 대한 책임도 여전히 은행에 있다. 가상계좌를 허용한다는 것은 해당 거래소의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를 은행이 인정하는 뉘앙스를 줄 수도 있다.

원래 중간이 힘든 법이다. 은행은 규제와 서비스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위치다. 반대로 말하면 은행이 암호산업의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은행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란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따라서 가상계좌 발급에 대해서도 은행이 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가상계좌가 허용된 국내 거래소는 4곳에 불과하다. 일부 거래소이긴 하지만 허용됐다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그 이유를 좀 더 분명하게 해주면 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각종 정보보안관리 인증과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다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물론 금융위 등 규제 당국의 시선이 따가울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전향적으로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해 1월 이미 금융위 가이드라인이 나온 만큼 은행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거래소별 옥석을 가려줬으면 한다. 그럴 수 있는 충분한 노하우와 경험이 은행에 있다고 본다.

국내 거래소 입장에서 가상계좌의 의미는 크다. 거래소 신고 허가제를 골자로 하는 '특금법 개정안'도 신고 허가의 요건으로 가상계좌를 들고 있다. 가상계좌와 거래소를 둘러싼 변별력은 은행의 몫이다.

 

최진승 choijin@be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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