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네이버가 블록체인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
[칼럼] 네이버가 블록체인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
  • 최진승
  • 승인 2019.06.30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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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상법 전공)

블록체인은 미디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록'을 다룬다는 점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데이터의 위변조를 방지하는 기술이다. 여러 사람에게 데이터를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특정인의 조작을 막는다. 중앙 서버가 아닌 분산된 서버를 통해 데이터를 비교하고 정합성을 따지는 게 블록체인이다. '분산 원장'이라 불리는 이유다.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것은 보안상의 이점 때문만은 아니다. 블록체인은 분산될수록 신뢰성이 높아지는 특성을 지녔다. 특정 기업의 독점을 피하면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공개하고 널리 공유할수록 투명하고 공정한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미디어 역시 '기록'을 다룬다. 뉴스라는 기록을 저장하고 공개한다. 문제는 뉴스가 유통되고 평가받는 과정이 그리 공정하지 않다는 데 있다. 국내 포털들의 뉴스 제공 방식에 대한 얘기다. 

국내 뉴스 소비자들의 포털 의존도는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뉴스 이용집중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털을 통해 뉴스를 본다는 응답자가 2015년 27.9%에서 2018년 35.8%로 증가했다. 포털이 여론에 끼치는 영향력도 자연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언론사들은 포털에 기사를 노출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포털에서 검색이 안되면 좋은 기사도 알려질 기회를 잃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포털의 노출 여부는 광고 수익과도 직결된다. 언론사가 포털에 기사 송출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이유다.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2015년 3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설치해 매년 두 차례 뉴스 매체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과한 포털 제휴 언론사는 약 700여개, 콘텐츠제휴 언론사는 44개다. 

하지만 치열한 입점 경쟁은 매년 평가위원회의 공정성 의혹을 불러왔다. 얼마 전에는 평가위원들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심의위원들 가운데 현역 언론인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동료 기자가 동료 기자의 매체를 심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평가위원회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평가위원회는 회의 시기, 안건, 회의록, 위원 명단 등을 비공개로 하고 있다. 심의과정 역시 공개하지 않는다. 소수에 의해 입점이 결정되고 그 과정에서 포털 이용자들은 배제된다. 

지역 간 불균형에 따른 잡음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전국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네이버 본사 앞에서 네이버의 지역 언론 배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네이버 모바일 구독 설정에 지역 언론 포함, 스마트폰 위치 확인 기능을 이용한 ‘내 지역 뉴스 보기 서비스’ 시행, 지역 신문·방송 지속 가능성 제고와 지역·중앙 상생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한 대화 등을 요구했다. 

네이버 측은 지역 언론 배제에 대한 책임에 대해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서 논의될 사항"이라며 뒷걸음질 쳤다. 

네이버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독립 기구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것이 공정성을 대변한다고 보는 이는 드물다. 결정 권한을 가진 자리에 각종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포털 중심의 뉴스 공급과 유통에 적절한 변화를 줄 수 있다. 현재의 포털은 콘텐츠 공급자들에게 폐쇄적인 구조다. 평가와 수익 배분에서도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공개함으로써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소한 공정한 평가 방법에 대한 단초는 제공하리라 본다. 소비자들이 직접 언론사를 선택하는 공개 투표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다양한 평가 방법을 통해 가산점을 부여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이 중요한 것은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시스템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이다. 블록체인을 '신뢰의 머신'이라 부르는 이유다. 

향후 뉴스 서비스에 대한 포털의 정책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포털은 더 이상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광장이 아니다. 소수에게 제휴 및 편집 권한이 주어진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라면 말이다. 공정성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네이버야말로 블록체인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곱씹어봐야 할 때다.

전우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상법 전공)<br>
전우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상법 전공)

<전우현 교수 약력>

現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
現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現 한양대학교 법학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現 로스쿨 변호사시험 위원
前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
前 금융위원회 자체규제심사위원
前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위원회 심판위원

 

최진승 choijin@be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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